전주의 특색있는 맥주문화인 '가맥(가게맥주)'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전주가맥축제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역시 다양한 맥주를 맛보긴 어려울 전망이다.

가맥축제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한 음주가 아닌 가맥문화 자체를 즐기러 온 경우가 많아 기존 가맥매장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의 맥주를 즐기고 싶다는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번에도 특별 후원사인 하이트진로의 맥주만 지원이 확실시 되면서 행사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주가맥축제는 지역 골목 상권 활성화와 가게맥주라는 독특한 술 문화를 널리 알려 지역 경제를 활성화 하기 위해 민간주도형으로 시작됐다.

행사 첫 해인 2015년, 전북경제살리기도민회의가 하이트진로와 손을 잡고 작은 잔치를 벌려보자고 시작한 가맥축제는 당시 6천만 원이라는 예산으로 관광객 1만 5천 명이 넘는 성공적인 축제를 이뤄냈다.

이후 전북경제살리기도민회의의 경제통상진흥원 합병에 따라 경제통상진흥원과 하이트진로가 대표 후원사로 나서면서 판을 키워갔다.

예산도 1억2천씩 각각 부담해 축제를 운영했으며 관광객들의 호응도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운영방식을 놓고 불편한 동거를 해왔던 축제 조직위원회와 집행위원회가 내홍으로 갈라지면서 잡음이 일기도 했다.

그 가운데 하이트진로의 독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이어지면서 가맥업소들이 조직화를 통해 축제의 주인이 되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가맥축제'가 아니라 '하이트진로' 축제로 비춰질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경진원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황당한 입장을 내놨다. 도민 혈세가 1억 원이 넘게 지원되는데도 특정 업체에 편중된 듯 한 시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진원 관계자는 "행사 취지 자체가 지역에 위치한 기업을 살리고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추진된 만큼 전주공장을 증설해가며 맥주생산을 늘리고 있는 하이트와의 연계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맥주축제 특성상 대표 후원사 1사 체제가 보편적이라며 하이트와 전주가맥의 관계성을 역설하며 취지를 강조했다.

하이트 관계자는 "그간 샌드아트(모래예술)로 행사 취지를 설명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축제의 이해를 도왔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장인 만큼 앞으로도 원래 취지에 맞게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주가맥축제추진위원회 이근 위원장은 "축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하이트진로가 그간 보여준 사회공헌과 일자리창출 등도 외면할 수 없는 부분임을 감안하고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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