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자동차융합기술원장 

12월 18일 정부가 발표한 '자동차 부품산업 활력제고 방안'은 기존에 시행되고 있는 지원정책을 보완하고, 자동차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한 부품산업 생태계 구조개선에 역점을 둔 산업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시책이어서 혹한기를 보내고 있는 부품업계에는 온기를 불어넣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것으로 보면서 이번 대책의 강력한 추진은 물론 현장의 목소리를 꾸준히 반영하는 정책의 진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정부의 발표안을 살펴보면 우선 중소.중견업체의 유동성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이 확대된다. 최근 1조원 보증지원 등 유동성 공급을 했지만, 만기연장 등 자금 확보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1조원의 신규자금 프로그램을 마련해, 한국GM 협력사와 산업위기지역 부품기업들에 대해 만기연장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정책금융기관이 자금지원이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담당자 면책과 국책은행 경영평가 제도도 개편하겠다고 하니 보다 적극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완성차가 정부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에 공동 참여하는 체계를 구축하면 이를 계기로 민-관, 완성차-부품업체 간에 상생협력이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

다음으로 부품업체의 생태계 전반에 대한 구조변화를 꾀한다. 2017년 현재 세계 100대 자동차부품업체에 일본은 26개사, 독일은 19개사, 미국 19개사로 이들 3국의 64개 기업이 차지하는 매출액은 전체의 67.3%인 5,541억 달러(전체 8,231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7개사가 포함되어 있으며, 매출액은 515억달러(6.2%)이다. 이마저도 특정기업에 편중되어 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부품업체의 대형화와 전문화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와 시장자금 활용을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또한 미래차 시장에 진입하는 중소?중견기업이 New Player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지역에 새로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IT엔지니어링, 나노스 같은 기업에게는 희소식이다. 특히 공급사슬 끝단에 위치한 2?3차 협력사가 모든 지원 정책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어, 잘만하면 우리지역의 생태계 변화를 위한 좋은 기회이다.

세 번째로는 친환경 선도국으로 비전을 제시했다. 2022년까지 친환경차의 국내생산 비중을 10%로 높여 글로벌 수준의 두배로 과감하게 확대하겠다는 내용으로 이를 위해 전국 어디서나 충전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특히 2022년까지 수소버스 2천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과 전경버스 등 공공부문에서도 순차적으로 수소버스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지역에도 현대차에서 수소버스를 생산하고 있고 내년에는 충전소도 설치할 계획이어서 수소 연료탱크 등 수소버스에 납품하는 기업에게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미래차 핵심부품 개발 등에 2조원을 투자는 등 중소?중견 기업의 R&D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는 전기차의 주행거리 향상, 충전시간 저감 등의 내용 뿐 아니라 자율주행차에 대한 전자.통신.IT 융합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내용과 석박사급 미래차 핵심인력 양성을 포함하고 있다. 민간투자를 통해 전기버스 전문기업의 양산?경쟁력 향상을 지원하는 ‘지자체 민간펀드 업체 간 협업 모델’을 창출하여 전국으로 보급을 확산하는 내용은 전기버스에 대한 대량 생산을 통한 일감확보와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산대에서 진행하고 있는 지능형자율주행차량 R&D 인력양성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정부의 이번 활력제고 방안에 발맞추어 지역 부품산업이 경쟁력을 갖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도출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IT엔지니어링, 나노스 등 신규로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지역에 착근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전기차 분야에 중소.중견의 제조전문 위탁생산 기업에 대한 재정?금융?기술개발 지원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또한 전기차와 수소차의 핵심부품 기업에 대한 육성과 유치를 병행하여 완성차와 협력범위를 넓히는데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부품업계, 지자체, 혁신기관, 대학교 등과의 협업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하고 효율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해 볼 시점이라고 본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산학연관이  함께 뛰는 대열에 기술원도 새 각오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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