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촌은 이제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융복합으로 이뤄지는 첨단기술농업을 지향하고 있다. 6차산업과 연계되는 창업농업과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미래농업으로 가는 데 청년들은 가장 중요한 주체가 된다. 뿐만 아니라 농촌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 농촌을 유지하는데도 청년들의 농업 창업은 필수 요소로 꼽히고 있다. 농촌의 무궁한 자원을 활용해 농업을 희망산업으로 가꾸는 데 역시 이들의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청년 농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영농 의욕을 복 돋아 주기 위해 농촌에 먼저 뛰어든 청년 농업인들에게 농촌·농업을 물어 봤다./

◆농업의 밝은 미래를 증명하고픈 청년농업인

남원시 익선농장의 신문수씨(29)는 농업 자동화에 앞장서고 있는 청년농업인이다.
신문수씨는 공업계 고등학교에서 기계를 전공한 이유로 군산대학교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기계 관련 분야로 진출해서 사회생활을 하는 것 보다는 농업에 진출하는 게 성공률이 높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이에 1학년 자퇴 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시 대학 시험을 준비했다.
신문수씨는 "농업은 경쟁 대상들이 적어 내가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남 보다 크게 빛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어릴 적부터 아버지 일을 도우며 눈으로 익혔던 경험들이 있어 농업일에 자신도 있었습니다. 결국, 제 선택은 좋았고, 현재 농촌에 정착하게 됐습니다"고 농업을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신문수씨는 21세에 한국농수산대학교에 들어가 3년간 대가축(한우)을 전공했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익선농장'에 취직해 농업인으로 거듭났다.
그런데 농업에 종사하면서 신문수씨의 농업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된다.
신문수씨는 "농업은 식량산업이기 때문에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는 판단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농촌고령화에 3D업종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의 성향 때문에 우리나라 농업인구는 지속 감소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 농업이 농업선진국들의 그것과 비교해 경쟁력이 약하다는 인식 때문에 농업에 미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 농업기반이 위태로울 정도로 농업인구 감소세는 빨랐고, 제 위기의식이 커졌습니다. 이에 '더 이상은 우리 농업의 미래가 어둡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농업기반과 내 지식을 접목해 이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각오가 생겼습니다"고 농업에 대한 변화된 인식을 설명했다.

◆농업 자동화가 절실한 농촌

익선농장의 규모는 아버지와 신문수씨 2명이 운영하기에는 상당히 큰 규모다.
답이 11만8,800㎡에 임차한 조사료 논 19만8,000㎡, 벼논 13만2,000㎡, 한우 150두 등을 재배하고 기른다.
이를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은 농업 기계화 및 농기계들의 힘이다.
익선농장은 트랙터 4대, 콤바인 1대, 이앙기 1대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다. 아버지와 아들 신문수씨는 축산업과 조사료 농사를 공동으로 운영한다. 이를 통해 한우 150두의 조사료를 자급하고 있다. 또 콤바인과 트랙터는 아버지가 운영해 수익을 갖는다. 신문수씨는 벼 건조기와 이앙기를 운영해 마을에서 임작업 대행료를 번다. 또한 쌀 수익 2만평씩을 나누고, 공동작업을 통한 수익은 아버지로부터 월 급여 300만원씩을 받는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각자 전문성을 강화하고 수익 효율성도 높이고 있다.
특히, 익선농장은 축산, 수도작, 조사료, 농기계 임작업 등 복합영농을 꾸리고 있는데, 농기계의 힘이 크다.
아버지와 아들은 농기계가 없는 마을 농가의 일까지 도맡아 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어차피 노동력이 감소하고 있는 농촌에서 농기계 운영은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신문수씨는 "사라지는 농촌 인력을 대신할 농기계 자동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축사에 레일 하나를 깔았을 뿐인데 1시간 걸리던 급여가 10분 만에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농업 기계 자동화 도입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입니다"고 밝혔다.

◆자녀들이 하고 싶어 하는 농업에 도전

신문수씨는 농업 생산성을 효율적으로 높이기 위해 농장 규모화 및 기계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여기에 농가 소득구조 향상을 위해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정육점과 식당을 개업하는 일이다.
신문수씨가 한우를 직접 생산해 판매하니 불필요한 유통 비용은 줄어들고, 품질 좋고 값이 싼 한우를 판매하니 소비자도 안심하고 만족하며 농가 소득도 더 크게 오를 것이란 계산이다.
앞으로 5년 안에 남원시내에 값싸고 품질 좋은 한우만 취급하는 전문 정육점 식당을 열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가임 암소의 출산 후 비육기간을 12개월에서 15개월로 늘려 풍미가 살아있는 고기를 공급하는 구체적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최후의 계획은 신문수씨의 자녀들이 대를 잇는 농업을 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문수씨는 자신의 자녀들이 하고 싶어 하는 그런 농업 모델을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수월했던 영농 정착

신문수씨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 일을 도왔기 때문에 기계 작업에 능숙했다. 그럼에도 아버지 농장에서 일을 시작하자, 스스로 기술이 부족함을 느꼈다.
이에 아버지로부터 혼나면서 많은 것을 열심히 배웠다. 이제는 손발이 맞을 정도로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같은 또래에 비해 수입이 3~4배 많고, 자유시간도 많아져 신문수씨가 목표하던 농부에 한 발짝 더 다가선 것 같다.
신문수씨는 "시골에서 일만 하면 몸이 축납니다. 대신 공부하는 농부, 경영하는 농부가 되면 몸이 편해지고, 가족과 함께 할 시간도 많아지니 농촌에 정착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고 말했다.
신문수씨가 농촌에 정착하기 수월했던 이유는 그곳이 고향임과 동시에 신문수씨가 사람을 알기 위해 시도했던 노력했던 것도 한 몫 했다.
25세 때부터 남원시 4-H 연합회장을 맡아 체계적으로 인맥을 넓혀 갔고, 남원시 농업기술센터 한우반 교육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했으며, 관련 농장들을 돌며 경험을 쌓기도 했다.
신문수씨는 사람을 많이 알아뒀던 경험이 빠른 농촌 정착에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후배에게

신문수씨는 농업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농장에서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 네트워크 확보가 빨라야 정착이 수월합니다. 농업기술센터 교육 등을 적극 활용한다면,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각종 보조사업 신청에도 유리합니다. 만약 부모님 농장이 있다면 갈등을 빚기 보다는 묵묵히 따르는 방법도 좋습니다. 믿음의 시간을 보내면 점차 부모님 사업을 이전해 주니까요. 또한 각종 농업기록을 누적하는 것은 청년농업인들의 기본입니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여주는 시작이기 때문이죠. 끝으로 일거리가 많은 농촌이니 부지런하기만 해도 먹고 살 수 있는 게 시골이죠. 하지만 농한기 때 취미생활도 하고 살 수 있어야 농촌을 좋아하게 됩니다."/황성조기자 전라북도농업기술원취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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