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항구적 평화구축의 중대한 변곡점으로 꼽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의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20일 마무리되면서, 두 정상이 합의한 ’9.19 평양 공동선언‘이 교착상태에 있는 북미대화를 가속화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욱이 문 대통령은 서울로 돌아온 후 23일부터 유엔총회에 참석해 다음날인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조치를 담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북 정상은 2박3일간의 평양 정상회담에서 ‘핵 없는 ’한반도‘를 약속하고, 사실상 남북간 종전선언에 가까운 적대행위 전면중지 조치를 담은 군사적 긴장완화에 합의하는 등 획기적으로 진전된 평양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미국은 핵 목록신고 등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고 북한은 종전선언을 하자고 맞서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명문화하면서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주변 관련국들도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도훈 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번에 비핵화 관련 진전이 있어서 종전선언을 추진할 여건은 매우 좋아졌다”며 “이 시기와 기회는 절대 잃어버릴 수 없는 중대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평양회담에 동행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이번 정상회담을 토대로 북미협상이 좀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남북 정상간 합의문에 명시된 것 외에도 미국이 매력을 느낄만한 카드가 더 있음을 시사했다. 정 실장은 특히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과 발사대의 영구적 폐기와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참관 허용을 "구체적 성과"라고 평가하며 "이러한 것은 과거 북측이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이 보여주기식 폐기라는 국제사회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24일 유엔총회에서 가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중재에 성공하면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고, 지난 6월에 이어 제2차 북미정상회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리용호 외무상을 유엔총회에 초청하는 동시에, 이른 시기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날 북측 대표도 초대했다. IAEA(국제원자력기구) 본부가 있는 빈에서 북미간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아 북측이 평양회담에서 약속한 핵시설 폐기 사찰 구체일정 등의 비핵화 실무 협상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문 대통령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리용호 외무상 등 남북미가 모두 유엔총회 연설을 앞두고 있다.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 종전선언을 위한 북미협상의 불씨가 살아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평양 방문 기간 2박 3일 전 일정을 김 위원장과 함께 소화하며 신뢰관계를 과시했다. 김 위원장의 공항영접을 시작으로 5.1경기장에서의 15만명 북한 주민 앞에서의 문 대통령 대중연설, 그리고 남북 정상 백두산 등반에 이르기까지 ‘최초’의 기록을 여럿 남기며 평양 일정이 마무리됐다.

/평양공동취제단·서울=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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