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체험과 숙박, 식사 등 농촌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팜스테이 마을이 뜨고 있다. 농협이 선정한 우수마을이 전북만 해도 9개다. 남원 추어마을에서 옥수수를 따고, 무주 진원반디길마을에서 모닥불 및 보막이 체험을 할 수 있다. 부안 구름호수마을에선 물놀이가 유명하고, 완주 창포마을도 다듬이와 창포심기로 유명하다. 익산 성당포구마을의 감자 캐기, 임실 임실치즈마을의 치즈 만들기, 진안 노채마을의 나무공예도 수도권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그런데 도시민들은 이 모든 체험거리를 떠나 쾌적한 환경에서 농가민박의 만족도를 가장 크게 느낀다고 한다. 낮 동안의 체험프로그램이 아무리 만족스러워도 숙박이 불편하면 농촌체험 전체에 대한 인상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휴가철 외갓집 같은 푸근함을 기대하고 농가민박을 찾았는데, 침구류가 냄새나고 지저분하거나, 화장실 위생이 불결하고 냄새나거나, 주방 및 마당의 쓰레기가 지저분하고 냄새나거나 하면 도시민이 가장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농가 이미지가 된다.
농가는 객실 침구의 청결상태는 물론 장식과 분위기, 냉난방 및 조명시설, 화장실 위치와 청결상태, 욕실과 세면도구 등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 특히, 청결에 대해서는 도시민과 농가의 눈높이가 매우 다르다. 최근 농어촌정비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만들어졌지만, 이것  만으로는 도시민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 때문에 개별 농가에 청결과 식품위생 등을 지키도록 하기 보다는 마을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세탁된 침구류, 해충 처리, 주방 위생, 와이파이 등 편의시설은 농가가 자발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마을 운영위원회가 이 같은 시설을 점검하고, 가족단위의 손님을 불러모은다면, 농가민박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농촌을 찾는 도시민들에게도 기본적인 예절은 필요하다. 농촌은 단순히 돈을 내고 체험하는 공간이 아니라 그곳 주민들이 살아가는 터전이다. 농작물을 소중히 여기고, 주민들의 사적 공간 침해를 조심하고, 쓰레기를 가져가야 한다. 도시민들이 스스로 조심하고, 마을 주민들도 도시민들에게 미리 주의를 당부하면 더욱 즐거운 농촌체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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