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무왕의 비밀이 풀려나가고 있다. 익산 쌍릉 가운데 규모가 큰 대왕릉이 백제 무왕 무덤이라는 학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8월부터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사업 일환으로 쌍릉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여태까지 존재가 알려진 바 없던 인골 조각을 발견했다. 연구소는 18일 인골에서 남성 노년층의 신체 특징과 병리학적 소견을 확인했다며 자세히 밝혔다.
발표된 내용을 보면 인골은 남성으로 키가 최대 170㎝로 추정되고 나이는 최소 50대 이상의 노년층으로 분석 된다는 것이다. 19세기 성인 남성의 평균 키가 161㎝인 것을 고려한다면 인골의 주인공은 키가 제법 큰 편이다. 이런 조사 결과는 삼국사기에 묘사돼 있는 ‘풍채가 훌륭하고, 뜻이 호방하며, 기상이 걸출하다’는 무왕의 외모와 비슷하다. 41년의 무왕의 재임 기록으로 보아 무왕의 사망 나이가 남성 노년층으로 추정되는 쌍릉의 인골 추정 나이와 비슷하며, 관재도 무왕이 살던 7세기 전반 이전에 벌목된 것을 가공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결과를 종합해 놓으면 대왕릉의 주인공이 백제 무왕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또 하나, 쌍릉의 하나인 작은 능의 주인공은 선화공주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연구소는 올해부터 소왕릉을 발굴할 예정이었으나, 대왕릉 주변 지역 조사를 위해 발굴 시기를 내년 이후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 결과가 2년전 치아만 주목한 전주박물관의 조사 결과와 달리 이번 조사가 인골 모두를 대상으로 한 조사라는 점에서 좀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속단할 단계는 아니다. 작은 왕릉까지 완벽한 발굴조사가 이뤄진 다음 철저한 연구를 통해 진짜 주인공이 밝혀지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연구소가 밝힌대로 대왕릉 보완조사와 소왕릉 조사·연구를 통해 정확히 규명돼야 한다. 무왕을 둘러싸고 내려오던 많은 이야기들이 야사가 아니라 학술연구를 통해 정식으로 인정받는다면 전북의 백제역사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철저한 연구조사를 통해 전북의 찬란한 백제문화가 재조명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