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도립미술관 전경

  전북도립미술관 운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북도의 전반적인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폭염 경보가 내려진 17일 낮. 전북도립미술관 기획전시 ‘변방의 파토스’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실 안은 바깥 날씨가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무더웠다. 스마트폰 웹으로 기온을 재보니 거의 섭씨 30도. 습하고 더운 공기 때문에 관람이 힘들었다. 관람을 도와주는 도슨트는 “가끔 냉방이 안 된다. 아마 조금 지나면 에어컨이 가동 될 것”이라며 전시실 한편에 있던 선풍기를 권했다.
  관람객의 불편함은 둘째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높은 습도와 높은 온도로 인해 전시하고 있는 작품들의 보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전문가들은 미술작품 보호를 위해서는 전시실 온도가 18~20도를 유지해야 하고 습도 또한 45~55%가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미술관 최고 책임자인 김은영 관장은 이런 사실을 전혀 보고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전시실에 냉방이 안되는 이유를 묻자 그제서여 운영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태를 파악하고 나섰다. 냉방기기에 고장이 생겨 수리를 마치려면 앞으로 며칠이 더 걸린다는 것이다.
  폭염경보가 이어지는 요즘 미술관 핵심인 전시실의 냉방시설이 고장이 났는데도  관장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술관 운영 체계에 큰 문제가 있음을 반증한다.
  때문에 김은영 관장의 지휘 능력과 미술관 운영 체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 관장은 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많은 기대를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보여준 역량을 높이 평가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관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번 냉방기 고장 사고 사례 하나지만 그동안 관장과 직원간의 부족한 소통 문제는 미술계에서 꾸준히 흘러나왔다.
  복수의 예술인들은 “김 관장이 취임 한 지 1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미술관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 대신 미술관 각 조직이 따로 논다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만 무성하다. 이번 냉방기 고장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을 볼 때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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