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하며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농촌 마을에 내려와 농작물을 해치는 단계를 넘어 이제는 도심 쓰레기통을 뒤지며 인간사회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사람들이 산에서 멧돼지가 먹어야 할 도토리 등 식량을 주워가는 바람에 먹을거리가 떨어진 멧돼지가 사람들이 사는 곳까지 내려온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산에서 도토리 및 멧돼지 식량원이 되는 작물을 채취하지 않으면 멧돼지가 도심으로 내려오지 않을까. 또 농가에 내려와 농작물을 망치는 일이 크게 줄어들까. 또 다른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멧돼지 개체수가 너무 많은 게 사람들과 자주 접촉하게 되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멧돼지를 사냥할 호랑이와 표범, 늑대들이 사라진지 오래됐고, 최대 천적인 사람들이 함부로 멧돼지를 잡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제하면서 멧돼지는 우리나라 70% 산악지대에서 최상위 포식자가 됐다. 이에 따라 그 개체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현재 최소 20만마리에서 35만마리가 분포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때문에 기존의 법으로 포획을 계속 규제하다가는 멧돼지가 도심 곳곳에서 쓰레기통을 뒤지고, 곳곳에서 교통사고 및 인명사고를 내는 상황을 목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농작물 피해를 넘어 농촌 고령농업인들에게 치명적인 상해를 입힐 수 있기에 멧돼지는 더 이상 보호해야만 하는 대상이 아니다. 결국, 인간이 만들어 낸 자연적 불균형을 인간 스스로 해결해야 하며, 멧돼지 개체 수 조정이 우선적 대안이 될 것이다. 
최근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멧돼지 포획트랩이 크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포획트랩은 기존에 개발된 낙하식 트랩과 달리 바닥 부분에 철제가 없는 형태여서 멧돼지가 경계하지 않고 내부로 들어오는 등 유인효과가 뛰어나다는 게 장점이다. 직사각형 모양의 이 포획트랩은 바닥 부분을 제외한 위쪽과 사방이 철제로 돼 있다. 포획트랩 내부에서 열 수 없는 문이 2개 설치돼 있어, 먹이를 활용해 멧돼지를 내부로 유인한 다음 잡는 방식이다. 농진청이 개발한 포획트랩을 농가에 보급한 결과 효과를 본 사례가 늘고 있다. 고구마·옥수수 등을 재배하는 한 농가가 포획트랩을 활용해 50~70㎏ 크기의 멧돼지 6마리를 잡았고, 다른 농가 역시 150~200㎏ 크기의 멧돼지 무리를 포획하는 결과를 얻었다. 포획트랩은 현장에서 고령농이 조립해 설치하기도 쉽고, 멧돼지들을 계속 포획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고령농들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농촌지역에 포획트랩 설치를 지원해야 한다. 후에 멧돼지의 기하급수적 증식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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