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전북서부보훈지청장

만물이 소생하는 3월이다. 북풍한설(北風寒雪)이 몰아치는 추운 겨울동안 움츠려 있던 새싹들이 봄기운에 너도나도 움을 트듯 3.1운동은 그렇게 시작됐고, 우리나라 방방곡곡으로, 또 해외로 들불처럼 번져 나가 우리나라의 독립의지를 확고히 하고 세계에 각인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올해는 3·1운동이 일어나고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99주년이 되는 해이다. 올해 3·1절과 임시정부 수립일(4.13)이 더욱 뜻 깊은 것은 3·1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1년 앞둔 시점에서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 본다는 의미도 있지만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작년 한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작년 한해는 그 어느 해보다 국가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던 해였다. 특히, 초유의 탄핵 사태에 따른 갈등은 사회를 더 어둡게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민의 희망과 염원을 담아 구성된 새 정부와 함께 대한민국은 다시 일어섰다. 마치 100여 년 전 그때처럼. 1919년 일제의 식민지 통치를 부정하고 민족의 절대 독립을 요구한 3·1운동은 미국 윌슨 대통령의 ‘민족 자결 원칙’의 발표를 계기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3·1운동으로 표출된 독립에 대한 의지와 열망을 한 곳으로 결집시킬 구심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또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독립운동으로 발전시킬 기구가 절실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의 역사적 의미는 무척이나 중요하고 크다.
첫째 임정수립은 한민족의 수천년 동안 이어져 온 전제 군주제라는 역사가 민주공화제 정부형태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둘째, 그 존재와 활동이 독립을 갈망하는 한민족 전체의 독립의지를 담아 독립투쟁의 구심적 역할을 하는 조직이자 민족의 대표기구였다는 의미를 가진다.
셋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외교적 노력으로 한민족이 처한 실상과 독립운동의 활동상을 미국, 유럽 각국 등 세계열강들에게 알림으로서 한민족의 존재와 민족의 강인함을 국제사회에 인식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끝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는 헌법 전문에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명시되어 있는 바와 같이 임시정부의 끊임없는 독립운동을 통해 얻은 광복으로 35년간의 일제강점기에도 우리 민족사가 단절되지 않고 그 맥을 이을 수 있었으며 한민족의 주체의식과 민족주의를 성장 발전시켜 근대사회 형성 및 민족자본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99주년이 되었지만 4월 13일은 국경일인 3·1절에 비해 국민들에게 낯설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다가오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를 정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 전문가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국가보훈처는 주무부처로서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을 통해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기억-감사-계승하고 통일 한국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먼저 전국 시군구읍면 사무소 1,700여개의 일제강점기 수형기록을 전수 조사하여 독립유공자를 발굴하고 기 발굴·포상된 독립유공자 1만5000여 명 중 훈장을 전수하지 못한 5000여 명의 후손을 찾아 훈장을 전수한다. 또 3·1운동과 임시정부의 민족사·세계사적 의의를 재조명하기 위한 국제학술포럼, 100곳의 독립운동사적지를 거쳐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 기념식장까지의 천만 릴레이 3·1만세운동 재연행사 ‘독립의 횃불’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전북서부보훈지청에서도 과거 100년을 조명하고 대한민국 미래 100년의 희망 메시지를 전달해 나가기 위해 우리지역 독립유공자의 일대기를 조명하는 문화콘텐츠를 제작하고, 각 시·군별로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독립만세 재현행사 및 나라사랑 문화제, 독립운동 사적지 탐방 등 보훈문화가 우리의 삶 속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지나온 역사에서 보아왔듯이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국민 모두가 똘똘 뭉쳐 노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임정 선열의 뜨거운 애국정신과 같은 정신적 유산을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주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우리 사회가 갈등과 분열의 시대를 넘어 새 정부와 함께 국민 통합을 이루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기반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한민국의 축제가 될 3·1운동 및 임정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봄에 피어나는 새싹들을 보살피듯이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서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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