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은 강명선현대무용단이 특별한 전시를 마련했다.
  특별 기획전 ‘여정’은 척박한 환경에서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무용단의 역사를 영상과 사진으로 펼쳐놓는다.
  전시를 위해 무용단은 지난해 7월 부산 해운대, 제주도 성산포 앞바다와 신라호텔, 부안 수목미술관에 이르기까지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현대무용수들의 퍼포먼스를 영상과 스틸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펼쳤다.
  영상과 사진은 지역에서 활발한 작업으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탁영환 감독과 김종선 작가가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이번 전시는 무용단으로서는 파격적인 결정이다. 무대가 아닌 전시장에서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흔히 무용을 일컬어 시간과 공간의 예술이라 정의한다. 인간의 신체를 표현 매체로 무대라는 빈 공간에 찰나의 시간들을 쌓아가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업은 매우 창조적이며 아름답지만 연기처럼 사라지는 시간의 제약 때문에 아쉬움도 많았다.”
  강명선은 이런 고민 끝에 답을 찾았다. 무용이라는 독립된 예술장르가 이제는 다시 한 번 그 벽을 무너뜨리고 인접예술과 끝없는 실험과 만남을 통해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강명선 대표는 “무용단 창단 20주년과 2030년의 긴 여정을 목표로 새롭게 시작하면서 무대가 아닌 자연과 바다를 담아내고 세팅되지 않은 전시공간에 영상과 사진전을 기획했다”며 “춤으로 모든 걸 말하려 욕심을 부렸던 지난 시간들이 작품을 반성하면서 다시 비워내는 작업을 위한 긴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특별 기획전 ‘여정’은 22일부터 28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전시장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24일 오후 2시. 전주 전시를 마치면 봄과 가을에 각각 익산과 부안에서 이어진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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