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녹색바람을 일으키며 텃밭을 차지했던 국민의당이 사실상 두 집 살림으로 돌아서고 있다.

안철수 대표의 보수우경화 합당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 모임인 개혁신당창당추진위(위원장 조배숙 의원)는 17일 전주교대 황학당에서 개혁신당 창당결의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신당창당에 돌입했다.

도내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 7명 가운데 조배숙, 정동영, 유성엽, 김종회, 김광수 의원이 개혁신당에 몸을 실었고, 김관영 의원과 이영호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용호 의원은 중립지대에 남아 있어 향후 최종 결정과정에서 개혁신당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지만 김관영 의원은 바른정당 통합에 발을 깊숙이 담아놓고 있다.

이날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안 대표가 보수야합을 성사시키기 위해 밀실에서 당헌 당규까지 바꿔 대표당원 정리에 나서고 영상중계를 통해 전당대회를 권역별로 동시에 개최하기로 하는 등 박정희, 전두환도 시도하지 않았던 꼼수를 총동원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전당대회의 불법성을 강조하며 개혁신당의 타당성을 부각시켰다.

이어 “불법 전당대회를 무산시켜 안대표의 야욕을 저지하고 당을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할 생각이지만, 만일 안 대표가 끝내 전대를 폭력적 방법으로 밀어붙인다면 개혁신당을 창당해 다당제의 틀을 유지하는 한편, 적폐청산, 남북협력 등 평화, 개혁, 공존의 신념으로 국민중심의 새로운 정치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개혁신당창당추진위원회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을 막고, 안철수 대표 체제를 끝낸 후 리모델링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유성엽 의원은 이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을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저지 시키고, 전당대회가 실패로 끝나면 외국으로 간다고 한 안철수 대표를 외국으로 내보내는 것이 1차 목표라”고 했다.

유 의원은 “무조건 국민의당을 놓아두고 나와서 신당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돈 걱정하지 마시라”라며 “당을 확실히 우리 손으로 빼앗아서 이름도 바꾸고 내용도 바꾸고 해서 철저하게 리모델링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가 전당대회를 강행하고 통과시킬 경우, 개혁신당창당추진위원회는 신당창당의 길로 가게 된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동영 의원은 “전북에서 갖는 이번 개혁신당창당결의대회는 발기인대회나 마찬가다. 개혁신당이 창당하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당 정체성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저쪽(안철수 대표)은 처음엔 외연확장을 말하다, 바른정당 의원들이 한국당으로 옮기면서 이제는 외연보다 그냥 합당을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은 “꼬마정당(안철수 대표)과 꼬마정당(바른정당)이 합당한 후 한국당과 합치려한다”며 “호남 국민들이 적폐세력과 힘을 합치려는데 동의하겠느냐, 외국에 나가서 고리채 장사나 하라고 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결의대회에 앞서 전북기자단에게 “전대 시행을 위해 개정한 당규가 법을 위반하고 있어 당규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며 “현 당규는 전대 의장의 소집권 침해 뿐 아니라 당비를 내지 않은 대표당원의 투표권을 배제하는 것은 소급입법 금지원칙도 어기고 있다”고 전대의 불법성을 부각시켰다.

김광수 의원도 “전대 의장이 안건상정 절차가 이뤄지기 전에 표결 시간을 정해 사실상 투표를 강제하는 것은 정당법 위반”이라며 “권역별로 24곳에서 분산투표를 하는데 대표당원 일보가 중복투표 가능성도 있다”고 법원의 가처분 인용을 기대했다. /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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