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가 성장 잠재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 및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신년을 맞이해 지난달로 취임 6개월을 맞은 유창호 한국은행 전북지역본부장과 전북 경제의 현재 상황과 올해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올해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업무는 무엇입니까?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화폐수급 및 교환, 외국환거래 심사, 국고ㆍ증권, 중소기업 지원, 지역경제 조사연구, 지역경제통계 작성, 경제교육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이중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할 수는 없으나 금년에는 특히 화폐수급업무 정착 및 지역경제 성장잠재력 확충 지원에 중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우선 많은 도민들의 기대와 관심 속에 지난해 9월 20일 재개된 화폐수급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데 올 1월부터는 기존에 참여하지 않았던 금융기관 중 2군데가 새롭게 전북본부를 통해 화폐를 수급하고 있는 만큼 그간의 업무 프로세스 등을 재점검해 수급 업무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입니다.
다음으로 최근 몇 년간 부진을 지속하고 있는 지역경제가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관련 자금지원 및 정책조언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본부가 운용 중인 2318억 원 규모의 중소기업 지원 자금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도내 유망 중소기업 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 운용 규정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개선하는 한편 자체 조사연구 역량을 활용해 도내 주요 현안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지자체 등 유관기관에서 참고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에서 경제교육 등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제교육 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올해 계획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지역 소재 기관으로서 지역사회와 소통?상생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먼저 경제교육은 예전에 비해 온라인 콘텐츠가 크게 확충됐고 한국은행 외 여러 기관에서도 유사한 내용으로 교육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무분별하게 양적 확대를 지향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교육기회가 적은 소규모학교 및 소외계층, 경제교육의 효과가 높은 중?고교 경제동아리 및 대학 상경계열 학생 등을 중심으로 실시할 계획입니다.
다음으로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온고을 나눔회’라는 봉사 동호회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나눔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매월 소정의 성금을 모아 설, 추석과 같은 명절 및 연말연시 등 어려운 이웃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시기에 사회복지시설 등에 전달함으로써 소액이나마 나눔의 기쁨을 함께해 나가겠습니다. 이외 매월 한 번씩 직원들이 돌아가며 참여하는 전주노인복지회관 배식봉사 활동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입니다.
끝으로 지역민들이 친숙하게 방문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건물 내 외부 환경개선 및 친절하고 적극적인 업무 분위기 확립에도 신경을 쓰겠습니다.

▲지난해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등 지역경제의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았습니다. 올해 도내 지역경기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지난해 우리 경제는 중국 등 주요국과의 통상환경 악화 및 북한 리스크 증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견실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올해에도 글로벌 경기 회복세 지속 및 정부정책 등의 영향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전북 경제는 최근 몇 년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역내총생산 기준 전북 경제 성장률은 2015년 0.1%로 전국 16개 시ㆍ도 중 최하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16년에도 0.9%에 머물러 14위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는 전북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생산 감소에 주요 원인이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해 7월부터는 매년 1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마저 가동이 중단되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전북 경제는 큰 폭으로 개선되기는 힘들겠으나 우호적인 국내외 경제 여건의 영향을 받아 다소나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실시한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부문에서 자동차는 승용차 생산 모델 감소 등으로 불확실성이 있으나 상용차의 경우 동남아 등지로의 수출 물량 확대가 예상되며 화학, 건설기계 등도 해외 수요 호조 등으로 증가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도소매업 및 관광업 등은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에 따른 소비 증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유입 등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건설업도 전반적인 SOC 예산 축소 기조에도 불구하고 새만금 관련 예산 증액, 국도 신규 사업 추진 등으로 무난한 흐름이 이어지겠습니다. 다만 여타 지역과 비교할 경우에는 반도체 등 호황업종 부족, 현대중공업 가동 중단 영향 등으로 성장률이 여전히 하위권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북지역 가계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세심한 여신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가 궁금합니다.

전북지역 가계대출은 2010년 말 13.5조원에서 2017년 10월말 23.3조원으로 73.3%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중 전국 증가율인 62.1%를 상회하는 수준이나 전국 16개 시ㆍ도 중 10위에 해당하여 타 지역에 비해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과도한 편은 아닙니다.
가계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는 연체율이 안정세를 지속하는 등 특이 동향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이 정부의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안정 노력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가계대출을 포함한 부채의 총량수준이 높고 소득에 비해 대출의 증가 속도가 빨라 경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전북은 타 지역보다 경기회복세가 미약해 예기치 않은 상황 발생 시 부실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지역 내 금융기관들의 대출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부실 징후에 신속히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새해에 바라보는 전북경제의 미래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의 산업화 이후 전북 도민들의 의식 속에는 낙후와 소외라는 단어가 깊게 각인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최근 전북 경제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부정적인 인식이 더욱 강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그러나 전북 경제가 마주한 현실은 녹록치 않으나 조금만 시계를 미래로 연장하면 긍정적인 면도 많이 있는 점을 생각하고 자신감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북의 최대 현안사업인 새만금사업은 도로ㆍ항만 등 기반시설을 위한 SOC 예산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내부용지 매립도 기존 민자 유치에서 국가 주도로 바뀌는 등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특히 2023년 세계 잼버리대회 유치는 새만금 내부개발의 기폭제가 되고 전북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전북은 미래 유망산업 중 하나인 농생명산업의 중심 지역입니다. 종자 개발부터 대량생산, 가공, 제품화까지의 농생명산업 전체 가치사슬이 전북에 구축되어 있습니다.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도 전북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를 중심으로 전북은 서울, 부산에 이어 제3의 금융 중심지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북 경제는 낙후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나 잠재력만큼은 다른 지역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됩니다. 기존의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형성된 경쟁구도에서 뒤처졌다는 점이 오히려 전혀 새로운 미래의 성장 동력을 갖추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도민 모두가 힘을 모아 노력한다면 그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은행 전북본부도 부여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아무쪼록 2018년은 전북 경제가 재도약하는 원년으로 기억되길 기원합니다./박세린기자·iceblue@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