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재래시장 상인들의 전기장판, 전기스토브 등 전열기구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도내 재래시장의 화재 위험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도내 재래시장 10곳 중 4곳에 화재 진압장비가 전혀 없어 자칫 화재발생시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래시장은 특성상 불이 붙기 쉬운 상품이 많고 상가가 밀집돼 순식간에 대형화재로 커지기 쉽다. 더구나 도내 대부분 재래시장은 이동로가 좁아 화재 발생 시 소방차 진입도 어려워 상인들은 작은 화재에도 큰 피해로 이어질까 항상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난방을 위해 전열기 사용이 늘기 때문에 재래시장의 화재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주남부시장 상인 박 모(57)씨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전기장판이나 전기, 석유난로 등 난방용품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가끔 실외 노점에서는 깡통에 장작불을 때기도 한다”며 “하지만 시장이 워낙 오래되다 보니 불이 나면 대형화재로 번질까봐 걱정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재래시장 구조상의 문제도 대형 화재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도내 재래시장 대부분은 화재에 취약한 임시 건물로 점포와 점포 사이가 가까워 불이 빨리 번질 수 있다. 또 대부분 시설이 노후화됐으며 인화성 물질들이 골목마다 적재돼 있고, 통로가 협소할 뿐만 아니라 미로처럼 복잡한 곳이 많다.
 노후화된 기존 전기배선들도 도내 재래시장의 화재위험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전주남부시장, 모래내 시장 등 도내 재래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낡아 벗겨진 전선은 물이나 먼지가 들어가면 불꽃이 일 수 있고 상가를 둘러싸고 거미줄처럼 처진 전선 뭉치는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전주남부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전통시장 내 생업에 종사하는 상인들은 대부분이 50·60대 이상인 분으로 화재예방에 대한 경각심이 다소 부족한 게 사실이다”며 “남부시장 상가들은 일반 건축물과 다르게 통로가 좁아 화재 대응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데다 작은 불씨로도 불길이 커질 수 있는 등 위험성을 안고 있는 만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시설 보완은 물론 상인들의 의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 전통시장 62곳 중 25곳(40.3%)에 화재진압 장비가 미설치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세종(50.0%), 전남(47.0%)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양승수기자·ssyang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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