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오리농장에서 검출된 조류인플루엔자(AI)가 고병원성으로 판명된 가운데 ‘서해안 벨트’ 지역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관련기사 2면, 4면>

일명 ‘서해안 오리 벨트’로 불리는 전북과 전남, 충남 등은 지난해 11월 충남 천안에서 첫 발생 이후 10일만에 서해안 벨트를 타고 동시 다발적으로 퍼져나갔기 때문이다.

20일 송하진 도지사는 고창군 흥덕면의 오리 농가(사육두수 1만2000마리)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됨에 따라 AI 발생을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차단 방역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도 이날 오후 5시 전북도 재난안전상황실을 방문, 방역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최고 수준의 방역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전북도는 AI 종식 때까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재난안전대책상황실 운영하고 거점소독시설 등 운영 및 근무자 안전관리, 철새도래지 및 가금류 사육농가 방역 등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특히 방역당국은 본격적인 철새도래 시점으로 볼 때 추가 발생여부도 열어놓고 방역에 나설 계획이다.

전국적으로 겨울철새는 영암호에서 동림지, 금강하구, 삽교호를 거쳐 북상한다. 실제 도내에서는 가창오리 35만여마리가 1월까지 동림지를 중심으로 머물다가 2월 중순부터 금강하구로 본격 이동해 3월 중순부터 북상하고 있다.

이 같은 철새들의 이동경로를 놓고 볼 때 도내에서는 고창과 부안, 군산, 김제 등 서해안지역에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 같은 철새의 이동경로에 따라 AI가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며 지난해 서해안 오리벨트로 불리는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의심신고와 확진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11일 충남 천안에서 첫 발생 이후 익산(16일), 전남 해남(16일), 충북 음성(16일)·청주(19일)에 이어 경기 양주(20일)까지 이른바 서해안 벨트를 타고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이들 지역은 추수 후 떨어진 나락이 많아 철새들의 먹거리가 많은 철새도래지 인데다 서식지 주변에 닭·오리 사육농가가 집중돼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오리 농가의 경우 전체 90%이상이 전라도와 충청도에 밀집돼 있다.

때문에 그 동안의 AI 양상을 주목해보면 서해안 벨트에 우선 침몰한 후 인접한 내륙으로 확산되고 있어 서해안을 얼마나 방어하느냐에 따라 피해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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