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아시아 현대성과 아시아 청년작가들을 주목했던 전북도립미술관이 올해는 ‘여성성’을 주제로 전시를 연다.
  1일 개막하는 ‘2017 아시아현대미술전-아시아 여성 미술가들’전은 아시아를 주제로 한 연작 전시의 마지막 장이다.
  전북도립미술관은 지난 3년간 아시아현대미술전을 통해 아시아 현대미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해방이후 우리나라가 겪어 왔던 정치, 경제, 사회적인 혼란과 변화가 아시아 여러 국가 상황과 유사했고 지금도 그 갈등과 진통은 진행중이라는 인식 아래 아시아현대미술전을 진행했다.
  이번 전시에는 아시아권 10개국 24명의 여성 작가들이 평면, 입체, 설치, 미디어 등 100여점을 출품한다.
  하지만 여성미술가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페미니즘을 주장하지 않는다.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많은 여성 미술가들이 꼭 페미니스트로 사는 것이 아닌 것처럼. 작가들은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구호를 넘어서 ‘여성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여기서 여성성은 페미니즘이나 젠더, 또는 섹스 같은 카테고리로 묶이지 않는다. 작가들은 그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의식을 ‘카테고리’에 구속되지 않고 성숙하게, 독자적인 방식으로 드러낸다.
  아시아 참가 작가 가운데 퓨피루(일본)는 트랜스젠더 작가로 신체적 변화를 38장의 사진에 담아 작품화시켰다. “나는 머리카락을 재료로 말하지 않는다. 나는 머리카락을 나 자신의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는 디타 감비로(인도네시아)는 길이 2m 크기의 머리카락으로 뒤덮힌 침대를 제시한다.
  레즈비언인 레먼 세다(터키)는 성적 소수자로서 마주치는 접점들을 스스로 누드가 되어 비디오 퍼포먼스로 보여준다. 전궈(중국)는 주먹으로 치는 샌드백과 여성성의 상징인 유방을 교묘하게 결합시켜 자신이 겪은 이혼과 분노를 설명한다.
  한국 작가로는 한국 전위미술의 기수였던 정강자가 자신의 여성적 삶과 사회성을 그린 회화작품을 선보이고 우리나라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윤석남은 대표작 ‘핑크룸’ 대신에 ‘화이트 룸’을 출품한다.
  고등어는 ‘관계하는 신체’와 ‘노동하는 신체’의 개념으로 섹스와 노동을 그리고 있으며 박성애는 손 그림으로 만든 독특한 애니메이션으로 한 여성의 일상적 관심과 성적 상상이 담긴 영상작품과 드로잉을 펼친다.
  이와 함께 전시와 연계한 ‘국제여성미술 컨퍼런스’도 2일 오전 국립무형유산원 어울마당 국제회의장에서열린다. ‘우리에게 아시아 여성미술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아시아 여성미술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 한다.
  장석원 관장은 “여성미술은 현대미술의 중요한 이슈 가운데 하나로 페미니즘 시각에서 해석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여성미술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여성성’이 무엇인지를 제시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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