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학교를 재정기여자로 하여 존폐 위기의 극복이 기대됐던 서남대학교가 대학을 설립한 구 재단 측이 교육부에 대학 폐교를 신청한 것으로 밝혀져 서남대의 운명이 막바지에 이른 게 아닐까 의문이 제기된다.
  구 재단 측은 서남대가 그간 노력해온 재정기여자 영입을 통한 대학 정상화 노력이 모두 실패해 더 이상의 정상화 기대는 불가능하다며 자진 폐교를 결정하고 교육부에 대학 폐지 및 법인 해산 인가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그러나, 현재 이사회가 아닌 종전 이사회가 이 같은 권한이 있는지 먼저 살펴보고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협의를 거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권한이 있다고 판단되면 신청이 무겁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 같다.
  구 재단 측의 신청 사유는 모두가 사실에 가깝다. 지난 3년간의 신입생 충원이 27.3%에 그쳐 학생 수의 절대 부족으로 대학의 존립 자체가 불가할 정도다. 재정이 바닥 나 대학 운영난은 물론 교직원 임금 체불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잇단 부실대학 판정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퇴출 위기에 몰려 있기도 하다.
  더욱 치명적인 사실은 서남대 기사회생의 관건이나 다름없는 의과대학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으로부터 인증에 실패한데다가 대학 측이 재 인증을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신입생 모집이 불가능 해지고 자칫 폐과 위기까지 맞고 있다고 할 것이다.
  서남대학교 정상화는 사실에 있어 어떻게 의과대학을 정상화시켜 전북 지역사회에 존치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나 다름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전국의 지방 사립대학교가 입학생 절대 부족으로 존립에 위협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부실대학의 구제가 어려운 것도 그 때문이다. 서남대의 경우, 의과계열 학과들을 제외하고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도 서남대의 정상화를 바라고 큰 부담을 안으면서도 재정기여를 통한 대학 인수 희망이 이어지는 것도 의과대학 때문임은 물론이다. 서울시립대학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서울시립대학의 재정기여자 선정이 지체되는 가운데 구 재단 측의 자진 폐교 신청이 겹쳐지면서 이러다가 의대마저도 구하지 못하게 되는 게 아닐까 우려가 높아진다. 의대 구하기에 전력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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